나는 기본적으로 헤어스타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냥 다른 사람이 봤을때 이상하다 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만 유지하는데
그러다 보니 보통 미용실에 들르는 주기가 약 3~4개월 정도 된다.
자른지 2달정도지나면 아 머리 잘라야 하는데 하는데 하다가 1~2달 더 있다가 가는 것이다.
그래서 매 여름마다 고민하는게 있는데
머리를 셀프 반삭을 해서 시원하면서 미용실도 안가도되게 하던지
아예 길러버려서 묶어서 시원하게 할지 고민한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그걸 저질러 버렸다.
갑자기 무슨생각이 들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인터넷에서 29400원짜리 바리깡을 질렀다
다시 생각해볼 새도 없이 다음달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택배가 참 빨러)
오케이. 이미 저질러진 물이다. 해보자.
유튜브에서 반삭하는 법을 찾아보고..
음 그렇군 전체적으로 12mm로 밀고 옆머리랑 뒷머리를 9mm로 한번더 밀고 끝부분을 6mm로 밀면 되는구나.
이렇게 사전조사를 끝내고 화장실 거울앞에 섰다.
서고 보니 무섭다. 일단 테스트나 해볼까?
라고 생각하며 바리깡으로 머리카락 끝부분에 살짝 갖다대본다.
근데 12mm캡이 씌워져있어 잘 안된다.
그래서 캡을 빼고 갖다대보니 오오.. 잘린다.
쫄려서 확 밀어버릴 자신이 없어서 슬쩍슬쩍 갖다대기만하길 10여분.
아 이래선 안되겠다. 그냥 중앙에 고속도로를 내버리자! 라며
그냥 중앙을 밀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머리카락이 잘 잘렸는지 보려고
바리깡 위에있는 머리카락을 쳐다봤는데.
뭔가 이상하다. 바리깡에 캡이 안씌워져 있다.
아.. 아까 캡 뺐었지?
거울을 보면서 머리카락을 넘겨보니 머리 한가운데가 흰색 도로가 생겨 있다.
아 씨발 ㅈ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복구 방법이 없다.
더이상 이모습을 보고 있는것조차 힘들어 그냥 밀어버리기로 했다.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밀다가 거울을 쳐다보니
마구잡이로 밀어서 군데군데 머리가락이 안 밀려있다.
근데 그 모습이 너무 웃기면서 처량해 보인다.
뒷머리까지 더듬더듬해보며 다밀고나서 거울을 보니
1.9mm로 머리를 민 오징어가 서있었다.
그리고 웃음이 막나기 시작한다.
나는 절망스러울지 알았는데 웃음이 난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든다.
1.9mm로 민거나 면도기로 반짝반짝하게 민다음 며칠 기른거나 무슨 차이가 있지?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한번 웃음이 터진다.
머리를 만져보는데 느낌이 너무 좋다.
여우털? 토끼털? 이런거 다 필요없다.
1.9mm로 자른 사람 머리카락이 제일 기분좋다.
그리고 2일이 지난 지금이다.
아침마다 머리카락을 보지만 그렇게 잘자라던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
아직도 머리를 어떻게 씻어야 하는지 감이 안온다.
샴푸를 쓰기엔 머리카락이 너무 짧고 폼클렌징으로 씻기엔 길다.
애매하다.
앞으로는 머리를 더 소중히 여길 생각이다. 멋도 내보고 하면서 꾸며볼거다.
대머리가 머리를 심고나면 이런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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